Ⅰ. 서 론
2000년도 European Sleep Research Society의 연구에 따르면 피로는 예방이 가능한 사고의 원인이고, 모든 사고의 15%-20%가 피로관련 사고로서 알코올이나 마약관련 사고율을 뛰어 넘고 있다[1]. 그러나 사고원인으로 밝혀진 것이 15%- 20%이고, 실제로 피로는 훨씬 더 안전비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항공법 및 항공사의 피로관련 대책은 다른 나라와 같이 향상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유럽과 여러 나라에서 운용하고 있는 Controlled Rest(CR)가 어떤 것인지를 연구하여 우리나라에서 운용 가능한지, 또는 운용 가능하면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를 확인하여 조종사들의 피로 경감에 도움을 줄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II. 본 론
Controlled Rest는 ICAO(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에 의해 정의되었는데, “비행 중에 예기치 못한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 조종석에서 잠깐 잠을 자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스케줄의 근무를 늘리기 위해 미리 계획해서는 안 된다”라고 되어 있다[2]. CR은 In-Seat Rest라고 불리기도 한다.
European Pilot Association의 2010년 6,000명 조종사의 survey 결과에 따르면 조종사의 1/3이상이 동료와 상의 없이 잠에 빠져든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 조종사 33%, 독일 37% 그리고 네덜란드 조종사의 31% 조종사가 비행 중 잠을 잔다고 답변하였다. 프랑스 조종사의 1/3이 잠깐 졸음에 빠진 적이 있다고 하였다. 덴마크, 노르웨이 그리고 스웨덴 조종사들은 50% 이상의 조종사들이 잠에 빠진 적이 있다고 답변하였으며, 영국 조종사들의 43%는 의도치 않은 잠에 빠져든 적이 있었고, 그 중에 1/3은 본인이 졸다가 일어났더니 옆에 동료도 자고 있었다고 답변하였다[3].
CR은 ICAO(2015)와 Aerospace Medical Association (AsMA; Caldwell et al., 2009)에서 효과적인 피로 관리 전략으로 권장하고 있고, Europe(에어라인의 71%), Canada, Australia, Singapore, Hong Kong 및 미국 해양경비대와 미 공군에서 실시하고 있다.
In-flight rest는 조종사가 3∼4명일 경우 미리 계획되어지고 조종사는 조종석을 떠나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보통 지정된 휴식공간에서 몇 시간 동안 쉴 수 있다. 반면에 CR은 비행 전에 계획되어지지 않고 조종석에 앉아서 보통 40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1994년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의 기술 회보 108839에서 Rosekind 는 조종사의 경각심를 측정하기 위해 뇌전도를 이용하여 CR을 취한 조종사와 그렇지 않은 조종사를 비교하였는데, 비행 전에는 반응속도․수행능력의 차이가 없었으며, 비행 시 CR을 취한 조종사는 모든 능력에 대해서 CR을 취하지 않은 조종사보다 모든 지표가 좋았다. CR을 취하지 않은 조종사는 점점 더 상태가 안 좋아졌고, 비행종료 직전에 가장 상태가 안 좋아졌다. CR을 취한 조종사는 비행 중 능력의 변동이 없었고, 비행종료 직전까지도 그 능력을 유지하였다[5].
CR을 취한 조종사들은 비행 마지막 30분 동안 의도하지 않은 잠에 빠져들지 않았지만, CR을 취하지 않은 조종사들은 강하 및 접근단계에서 22회나 의도치 않게 잠에 빠져들었다. 전반적으로 CR을 취한 조종사들은 CR을 취하지 않은 조종사들에 비해서 강하 및 접근 단계를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높은 정신적 경각심을 유지하고 있었다[6].
Holmes & Okuboyejo의 보고서에 따르면 CR을 경험한 조종사 중에서 90%는 안전비행에 중대한 이익을 준다고 답변하였고, 87%는 CR이 안전에 중요한 시기에 능력의 저하를 줄여준다고 하였으며, 83%는 의도하지 않게 잠에 빠지는 걸 막아준다고 하여서 대부분의 조종사들은 CR의 효과를 체감하는 걸로 보인다[7].
CR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조종사들 26명에게 설문조사를 구글드라이브 설문지를 통해 28문항의 설문지를 ‘19. 5. 1 ∼ ’19. 5. 6사이에 실시하였고, FIg. 1과 같이 답변자의 69.2%는 기장이었고, 30.8%는 부기장, 경력은 1년-20년으로 다양하였다. 비행시간 역시 500시간 이하부터 10,000시간이상까지 있었다. 설문 주요 결과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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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비행 전 피곤함 때문에 비행을 하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Fig. 1과 같이 84.6%가 그렇다고 응답하였고, 덴마크․노르웨이는 85%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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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비행 중 피곤함을 느끼신 적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100%가 “예”라고 답변하였고, 독일은 9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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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만성적인 피로감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Fig. 2와 같이 60%가 그렇다고 답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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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다음 중 가장 피곤한 경우가 언제인지의 질문에 Fig. 3와 같이 새벽비행(73.1%), 야간비행(73.1%)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중복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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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비행 중 피곤함 때문에 실수하신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Fig. 4와 같이 73.1%가 그렇다고 응답하였고, 독일은 93%, 스웨덴은 70%로 그렇다고 답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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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비행 중 피곤함 또는 졸음 때문에 ATC를 놓친 적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Fig. 5와 같이 58.3%가 그렇다고 답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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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비행 중 피곤함 또는 졸음 때문에 사고(Accident, Incident)날 뻔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Fig. 6과 같이 11.5%가 그렇다고 답변하였고, 덴마크 43%, 스웨덴은 2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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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피곤함이 안전 비행을 하는데 방해가 되냐는 질문에는 Fig. 7과 같이 전원 그렇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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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비행 중에 의도하지 않게 졸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Fig. 8과 같이 96.2%가 그렇다고 답변하였는데, 유럽국가에서의 응답은 Fig. 9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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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비행 중 동료가 피곤하다고 하는 경우 조종석 내에서 휴식 또는 napping하도록 허락하신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Fig. 10과 같이 96.2%가 그렇다고 답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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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비행 중 본인이 피곤했을 때 동료에게 얘기하고 조종석에서 휴식 또는 napping을 하신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Fig. 11과 같이 80.8%가 그렇다고 답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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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비행 중에 의도하지 않게 졸았는데 깨어 보니 옆에 조종사도 졸고 있던 경우가 있었냐는 질문에는 Fig. 12과 같이 61.5%가 그렇다고 답변하였는데, 이것이 Fig. 13처럼 영국은 14.3%, 덴마크는 1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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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 근무하시는 회사에 조종사 피로 보고제도가 있나요? 있다면 이용해 보신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Fig. 14와 같이 없거나 모른다는 답변이 69.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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⑭ Controlled Rest (비행 중 상호합의 하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단기간 휴식 또는 napping 을 취하는 것) 를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Fig. 15와 같이 들어 본 적이 없거나 모른다는 답변이 61.6%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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⑮ 만일 비행 중에 Controlled Rest가 근무시간에 포함되고 허용된다면 사용하겠냐는 질문에는 Fig. 16과 같이 모든 조종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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⑯ Controlled Rest가 허용된다면 안전비행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Fig. 17과 같이 77%의 조종사들이 아주 많이 또는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III. 결 론
유럽이 피로관리를 위해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 많은 조종사들이 비행 중 피곤함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이에 따라 조종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Controlled Rest가 시행되었고, 지금까지 연구해 의한 Controlled Rest를 사용할 때 주의점은 아래와 같은데, Fatigue Countermeasures Working Group에서 발간한 Controlled Rest on the Flight Deck: A resource for operators에서는 CR을 적용할 때 고려사항을 알려주고 있는데, 이의 주요한 내용은 ① 조종사는 비행 전 적절한 잠을 자야 한다. ② CR후 조종으로 복귀할 수 있는 최소필요시간은 20분이다. ③ 한 명이 CR을 취할 경우 CR을 취하지 않는 다른 조종사는 경각심(alertness)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CR에 들어가기 전에 언제 CR에 들어갈지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경각심을 유지하기 위해 CR이 진행되는 경우 이 상황을 객실승무원에게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8]. 또한 Valk와 Simon은 Pros and Cons of Strategic Napping on Long Haul Flights에서 CR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① 순항 상황에서 사용해야 한다. ② CR은 40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 ③ 개인이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④ CR을 계획할 때, CRM 원칙을 따라야 한다. ⑤ CR을 취할 조종사는 CR을 취하지 않는 조종사에게 CR을 취하기 전 CR에 대해 브리핑을 해야 한다. CR후 업무에 복귀하기 전에 깨어있던 조종사는 CR을 취한 조종사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해야 한다. ⑥ CR은 Top of Descent 최소 1시간 전에 종료하여야 한다. ⑦ CR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도구 사용이 가능하다[9].
우리나라 조종사 설문 결과, 역시 우리나라 조종사들도 비행 중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고, 피곤함 때문에 ATC를 놓친다거나 두 조종사가 졸거나,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다고 답변하였다. 흥미로운 부분은 두 조종사가 모두 조는 경우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높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내용이 크다고 할 것이다. 이는 국토면적이 작아 단거리 비행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 조종사들이 장거리 비행을 많이 하는 유럽 조종사들에 비해 피로도가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연구의 한계점은 설문지의 양이 적은 것이다. 이에 추가적인 연구에서는 설문지량을 늘리고 장거리, 중거리, 단거리 조종사를 구분하여 설문지를 받아서 각 경우마다 피로도 및 의도치 않은 잠에 빠지는 경우가 얼마나 빈번이 일어나는지 연구가 요구된다. 이런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도 Controlled Rest를 도입하고자 하는 필요성을 증진시키고, 법 개정 및 에어라인의 회사규정의 개정을 통해 다른 나라에 비해 비행 중에 피로도가 높은 우리나라 조종사들의 피곤함을 경감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