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조직의 회복탄력성은 복잡하게 얽힌 인프라와 시스템 간 상호의존성이 높아지면서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되었다(Weick and Sutcliffe, 2011). 특히 공항과 같은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운영하는 핵심 인프라에서의 중단은 국가 경제와 글로벌 시스템 전체에 연쇄적 파급효과를 일으킨다(Savage, 2002; Hinson, 2012).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하여 조직이 인식하고 분류하는 재난의 범주는 한층 세분화되고 다양해졌으며, 이에 따라 전통적인 사후 복구 중심 재난관리 패러다임의 한계가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임동균·네모토 마사쯔구, 2021). 이는 감염병, 사이버 공격, 공급망 교란, 기상이변 등 상이한 유형의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오늘날의 위험 환경에서는 개별 사고에 대한 대응 계획만으로는 조직 회복력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Sheffi and Rice, 2005; Starr et al., 2003). 106개국 3,778명의 리스크 전문가를 대상으로 세계 재난 순위를 조사한 결과 사이버 사고, 공급망 붕괴, 자연재해, 규제 변화가 기업이 직면할 주요 리스크로 반복적으로 지목되고 있으며(Allianz Commercial, 2025), 세부적인 재난의 순위는 매년 변동성이 큰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앞으로의 재난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충격의 공간적·시간적 파급 범위가 확대되고 장기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Gibb and Buchanan, 2006).
특히 데이터센터, 공공 전산망, 대형 플랫폼 사업자 등 디지털 인프라의 중단은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에게 동시다발적인 서비스 중단과 평판 손상을 야기하며, 단일 기술 장애가 국가·지역 차원의 사회·경제 시스템 마비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Coombs, 2007; Smith et al., 2010). 2022년 국내 대형 민간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기간통신·플랫폼 서비스 중단,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기관 전산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행정 서비스 장애 사례는, 핵심 정보인프라의 기능연속성 미비가 국민 생활과 공공서비스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경험적 사례와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고도의 디지털 의존성과 상호연결성이 특징인 현대 사회에서는 재난 발생 후 제한된 범위의 복구를 목표로 하는 재해복구계획(DRP, disaster recovery plan)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평상시부터 핵심 기능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기능연속성계획(COOP)의 체계적 내재화가 조직 회복탄력성 확보의 필수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Herbane et al., 2004; ISO 22301, 2019).
이와 같은 맥락에서 공항은 기능연속성 관리 연구의 중요한 대상이 된다. 항공 부문은 ICAO 기준과 각국 규제를 통해 항공기 운항과 공항 운영에 대한 사고 예방·비상대응 체계를 고도로 제도화해 왔으나, 이러한 안전관리 체계는 주로 운항 안전과 운항 중단 예방에 초점을 두고 설계되어 정보시스템, 시설 인프라, 인력 가용성 등 비운항 영역의 기능연속성 관점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분적·사건 중심 접근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공항 조직은 연중 24시간 무중단으로 운영되는 국가 핵심기반시설이자, 대규모 네트워크·디지털 플랫폼 의존성, 다수의 외주·자회사, 교대근무 구조 등 복합적 운영환경을 지닌다는 점에서, 단일 시스템이나 사업부가 아닌 공항 전체 차원의 통합적 기능연속성이 요구되는 대표적 사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 부문에서 COOP 또는 BCM 내재화 요인이 어떻게 작동하며, 이것이 인지된 사업·운영 효과와 회복탄력성으로 어떠한 경로를 통해 연결되는지에 대한 실증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자회사에 근무하는 24시간 무중단 핵심 기능 수행 부서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Järveläinen(2013)이 제시한 ISCM 내재화 프레임워크를 COOP 맥락에 적용·확장하여, 외부 요구, 최고경영진 지원, 조직적 경고·준비성이 COOP 내재화 및 인지된 사업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구조방정식모형을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항공 안전 중심 조직에서 기능연속성계획이 어떻게 내재화되고 어떤 사업적·운영상 효과로 귀결되는지를 규명함으로써, 공항 조직 회복탄력성 강화에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기능연속성계획(COOP: continuity of operations plan)은 1970년대 후반 미국 기업들이 재해복구공간(disaster recovery site)을 도입하면서 등장한 개념으로, 초기에는 IT 재해복구와 데이터 백업에 중점을 두었다(Herbane et al., 2004). 1980년대에는 네트워크·정보보안 영역에서 DRP의 형태로 정착했으나, 투자 정당성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조직 전반으로 확산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Savage, 2002). 그러나 2001년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해 있던 기업 중 모건스탠리가 1일만에 핵심 기능을 회복한 사례는, 단순 복구 수준을 넘어선 기능연속성 관리의 전략적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Herbane et al., 2004).
이후 사업연속성관리(BCM: business continuity management)는 복구에 국한되지 않고, 핵심 기능의 사전 보호, 중단 최소화, 신속한 복귀를 포괄하는 포괄적 관리 프레임워크로 발전하였다(Boin and van Eeten, 2013). ISO 22301은 기능연속성관리(BCM)를 리스크 평가, 비즈니스 영향 분석, 복구 전략 수립, 훈련·검증 등으로 구성된 체계적 관리 시스템으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조직이 예측 불가능한 위험 환경에서도 핵심 기능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ISO 22301, 2019). COOP은 이러한 BCM의 핵심기반시설 맥락 적용 형태로서, 시간·공간적 범위에서 전통적인 DRP보다 훨씬 광범위한 범위를 포괄한다(Chang et al., 2015; Aven, 2016).
선행연구는 기능연속성 관리의 성숙도가 조직의 위기 대응능력, 운영 효율성, 공급망 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한다(Andersson et al., 2020; Bowersox et al., 2020). Binti Haidzir et al.(2018)은 의료기관의 BCM 성숙도 평가를 통해, 반복적인 훈련과 절차 개선, 조직문화와의 정합성을 확보할수록 연속성 관리 체계가 실질적인 회복탄력성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논의는 기능연속성계획이 단일 문서나 인증 획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에 내재화되어야 한다는 본 연구의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한국에서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의 5은 ‘중앙행정기관, 지자체뿐 아니라 다수의 지방행정기관, 공공기관, 중요시설 관리기관을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지정’하고, 핵심기능 유지와 COOP 수립·시행을 법적으로 의무화하였다. ISO 22301 및 재해경감 우수기업(KS‑BCM) 인증 통계는 기능연속성 관리가 공공·대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제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인증 보유기관의 상당수가 공공기관에 집중되어 있고 중소기업·민간 전반으로의 확산과 실질적 내재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Kim et al., 2023; Korea Real Estate Board, 2024).
기능연속성 인증을 획득하는 것만으로 조직의 회복탄력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COOP/BCM이 조직문화와 일상 업무 속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가 하는 점이다. 내재화는 조직과 개인의 가치가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이며, Kostova와 Roth(2002)는 이를 특정 관행이 조직 구성원에게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심리적 몰입과 자발적 실천을 이끌어내는 상태로 구체화하였다. 이러한 상태에서 BCM은 단순한 규정 준수를 넘어,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책임과 조직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BCM의 성공에는 인간·사회적 요인이 핵심이다. Venclova et al.(2013)은 BCM 활동이 구성원 참여와 협력에 강하게 의존하며, 그 효과는 조직문화와 개인 수준의 참여 정도에 의해 좌우된다고 지적한다. 영국 BS 25999-1:2006 표준 또한 위기 상황에서의 자연스러운 대응을 위해 직원 교육, 인식 제고, 정기 훈련을 BCM 정착의 필수 요소로 규정한다(British Standards Institution, 2006). Tolbert와 Zucker(1996)는 제도화된 관행에 대한 긍정적 인식, 만족도, 소유감이 결합될 때 관행이 시간이 지나도 유지되는 “행동 생성” 메커니즘이 작동한다고 설명하였다. O’Reilly & Chatman(1986)은 진정한 내재화를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의 간극이 거의 사라진 상태로 규정하며, 회복탄력성 원칙이 매뉴얼상의 절차를 넘어 일상적 의사결정과 장기 전략에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수준을 강조한다.
Järveläinen(2013)은 정보시스템 연속성관리(ISCM: information system continuity management) 맥락에서 외부 요구, 경영진 지원, 조직적 경고·준비성, 내재화, 인지된 사업영향 간 구조를 검증하면서, 기술적 준비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연속성 관행의 내재화가 사업성과 개선의 핵심이라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내재화 관점은 공공·항공 조직의 COOP 운영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외부 규제나 인증 획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조직문화·업무 프로세스 수준의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본 연구의 가정을 정당화한다.
항공 부문은 산업 초기부터 안전관리와 위험완화를 핵심 규범으로 내재화해 왔으며, 항공기 운항과 공항운영에 대한 사고 예방·비상대응 체계는 ICAO 기준과 각국 규제를 통해 높은 수준으로 제도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관리 체계는 주로 운항 안전과 운항 중단 예방에 초점을 두고 설계되어, 정보시스템, 시설 인프라, 인력 가용성 등 비운항 영역을 포괄하는 기능연속성 관리 관점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분적·사건 중심 접근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 BCM 문헌은 전통적인 재난·위기 대응이 기술적·사건 중심에 치우칠 경우 복잡한 상호의존성이 높은 시스템 환경에서 한계를 보이며, 조직문화와 일상 업무에 통합된 회복탄력성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Gibb and Buchanan, 2006; Alesi, 2008; Boin and van Eeten, 2013).
Järveläinen(2013)의 연구는 ISCM 내재화 프레임워크를 통계적으로 검증하지만, 대상은 핀란드의 대규모 민간·공공조직이며 항공과 같이 24시간 무중단 운영과 고도의 안전 규제가 동시에 요구되는 국가 기반시설을 별도로 분석하지는 않는다. 공항 조직은 대규모 네트워크·디지털 플랫폼 의존성, 다수의 외주·자회사, 교대근무 구조 등 복합적 운영환경을 가지며, 단일 시스템이나 사업부가 아니라 공항 전체 차원의 통합적 기능연속성이 요구되는 대표적 사례이다. 이와 같은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항공 부문에서는 단순 DRP 수준을 넘어 COOP·BCM 내재화 요인이 어떻게 작동하고, 이것이 인지된 사업·운영 효과와 회복탄력성으로 어떠한 경로를 통해 연결되는지를 규명하는 실증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정보시스템 연속성관리 분야에서 검증된 내재화 프레임워크(Järveläinen, 2013)를 국가 항공 기반시설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자회사 맥락에 적용·확장하여, 외부 요구, 최고경영진 지원, 조직적 경고·준비성이 COOP 내재화 및 인지된 사업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구조방정식모형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기존 BCM·ISCM 연구가 충분히 다루지 못한 “항공 안전 중심 조직에서의 기능연속성 내재화 메커니즘”을 경험적으로 제시하고, 안전관리 시스템(SMS)과 기능연속성계획(COOP)의 통합적 관점에서 공항 조직 회복탄력성을 논의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Järveläinen(2013)의 ISCM 내재화 모형을 항공기반시설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에 적용하여, 외부 요구, 경영진 지원, 조직적 경고·준비성이 COOP 내재화에 미치는 영향과, COOP 내재화가 인지된 사업 효과에 미치는 경로를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검증한다. 이에 따라 각 변수별 선행연구와 논거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Mael & Tetrick(1992), Tolbert & Zucker(1996)의 내재화 연구는 조직 정책·관행이 개인 가치·목표와 일치·통합되면서 시간이 지나도 유지·재생산되는 과정을 강조한다. BCM 맥락에서 Järveläinen(2013)은 내재화(embeddedness)를 연속성 관행이 프로세스와 조직문화에 통합되어 구성원들의 자발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상태로 정의하고, 내재화 수준이 높을수록 인지된 사업영향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Gibb & Buchanan(2006)은 BCP/BCM이 일상 업무와 조직문화에 통합될 때 조직 회복탄력성이 실질적으로 강화된다고 지적하며, 이는 COOP 내재화를 “문화·업무 프로세스 수준의 통합”으로 보는 본 연구의 관점과 일치한다.
외부 요구조건은 ISO 22301, BS 25999, COOP 가이드라인, 국내 법·제도 및 감독기관 규제, 모기업·이해관계자의 요구 등 COOP 구축·운영을 촉구하는 제도적·환경적 압력을 의미한다. Järveläinen(2013)은 정부 규제와 고객 요구 등 외부 요구가 경영진 지원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함을 보여주지만, 내재화와의 직접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보고하였다. Cvetković et al.(2025)은 말레이시아 사례를 바탕으로, 금융·정보통신 등 주요 산업에서 외부 규제·표준·지침이 BCM 도입·운영의 전제조건이지만, 내부 정책·문화와 연계되지 않을 경우 형식적 준수에 머물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논의는 공항 공공기관에서도 외부 요구가 COOP 추진의 강력한 동인이지만, 내재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른 조직 내부 요인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본 연구의 가정을 뒷받침한다.
경영진 지원은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관리층이COOP을 전략적 과제로 인식하고, 자원 배분·우선순위 설정·의사결정에 일관되게 반영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Cvetković et al.(2025)은 경영진이 위기 대응 전략을 적절히 수립하지 못할 경우 사업상 손실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게 되며, 효과적인 BCM 실행을 위해서는 전략기획과 BCM 운영 경험을 겸비한 리더십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McMurray et al.(2018)은 재난 위험 인식, 예방에 대한 책임감, 적극적인 자원 투입과 우선순위 설정이 조직문화에 반영될 때 BCM 정착과 내재화가 가능하다고 보고하였다. Järveläinen(2013)의 분석에서도 경영진 지원은 조직적 경고·준비성과 내재화에 모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항 공공기관에서도 최고경영진의 관심과 자원 지원, 전략적 우선순위 부여가 COOP 내재화의 출발점이라는 본 연구의 설정을 지지한다.
조직적 경고와 준비성은 재난·사고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과, 분석·훈련·점검 및 표준화된 절차 준수를 통해 확보된 COOP 실행 준비 수준을 의미한다. Blos et al.(2010)과 Lindström et al.(2010)은 위험분석, 비즈니스 영향 분석(BIA), 대체 시스템·시설 확보, 복구 계획 수립 및 정기 테스트가 조직 회복력과 사건 대응능력을 제고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주었다.
Järveläinen(2013)은 백업, 대체 시스템, 위기 대응팀, 테스트·갱신 등 기술·절차적 준비 요소를 포함해 조직적 경고·준비성을 측정하였으며, 이 변수가 내재화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만 사업 영향에는 직접 경로가 유의하지 않음을 보고하였다. 이는 공항 조직에서도 경고·준비성이 내재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업 효과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본 연구가 Järveläinen 모형에서 이 변수와 종속변수 간 직접 경로를 제외하고 간결한 모형을 채택한 근거가 된다.
Ⅲ. 연구설계
본 연구는 Järveläinen(2013)의 ISCM 내재화 모형을 참조하여, 공항 공공기관 COOP 맥락에 적합하도록 변수 정의와 측정 항목을 일부 변형하였다. 각 잠재변수는 다음과 같이 조작적으로 정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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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요구조건(ER): ISO 22301, KS‑BCM 등 국제·국내 표준, 관련 법·제도·감독지침, 모기업·이해관계자 요구 등 COOP 구축·운영을 촉구하는 제도적·환경적 압력 수준(3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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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경영진 지원(MS): 최고경영자 및 상위관리자가 COOP를 전략적 과제로 인식하고 자원 배분·우선순위 설정·의사결정에 일관되게 반영하는 정도(3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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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 경고와 준비성(OC): 재난·사고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과, 분석·훈련·점검 및 표준화된 절차 준수를 통해 확보된 COOP 실행 준비 수준(3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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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P 내재화(EC): COOP 관련 정책·절차·활동이 형식적 규정을 넘어 조직문화와 일상 업무 프로세스에 통합되어 구성원들의 자발적 행동과 의사결정으로 나타나는 정도(3문항)
Järveläinen(2013)을 포함한 선행연구는, BCM/COOP와 같은 연속성 관리 체계는 단순한 도입 여부보다 조직 내 깊은 내재화 정도에 따라 효과성이 크게 달라지며, 내재화는 외부 요구조건, 경영진 지원, 조직적 경고와 준비성과 같은 제도적·조직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였다(Kostova and Roth, 2002).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외부 요구, 경영진 지원, 조직적 경고와 준비성이 COOP 내재화에 미치는 경로를 실증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기존 모형에서 제시된 종속변수인 ‘인지된 사업 효과’와 조직적 경고 및 준비성과 종속변수 간의 직접 경로는 모형의 단순성과 실무 적용 가능성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제외하였다.
각 잠재변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외부 요구조건은 ISO 22301, BS 25999, 정부 지침, 감독기관 규제, 모기업 및 이해관계자의 요구 등 COOP 구축·운영을 촉구하는 제도적·환경적 압력을 의미한다. 경영진 지원은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관리층이 COOP를 전략적 과제로 인식하고 자원 배분, 우선순위 설정, 의사결정에 일관되게 반영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조직적 경고와 준비성은 재난·사고 가능성에 대한 조직의 경각심과 정기적인 훈련·점검, 표준화된 절차 준수를 통해 확보되는 준비 수준을 포괄한다. COOP 내재화는 이러한 연속성 관행이 형식적 규정 수준을 넘어, 조직 문화와 일상 업무 프로세스에 통합되어 구성원들의 자발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아래와 같은 연구가설을 설정하였으며, 연구모형은 Fig. 1과 같다.
본 연구의 실증 분석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에 근무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수행하였다. 공항 운영, 안전, 기계시설, 토목 등 24시간 무중단으로 핵심 기능을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현장 종사자를 중심으로 표본을 구성함으로써, 실제 재난·위기 상황에서 기능연속성계획이 직접적으로 작동하는 현장을 대표하도록 하였다. 응답자는 모두 인천국제공항의 COOP 수립·운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업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COOP의 필요성과 운영 절차에 대한 기본적인 사전 지식을 갖춘 집단으로 볼 수 있다.
자료 수집은 2025년 6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약 18주간 온라인 설문 플랫폼(Google survey)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설문지는 PC와 모바일 환경 모두에서 응답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였으며, 연구자가 접근 가능한 조직 내 패널과 부서별 공지 등을 활용한 편의표본추출(convenience sampling) 방식으로 표본을 수집하였다. 응답 신뢰도가 낮다고 판단된 실문지를 제외하고 최총 126부를 회수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이 연구에서의 이론적 틀을 검증하는 목적을 고려할 때 정량적 설문조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하여(Pinsonneault and Kraemer, 1993), 본 연구의 설문 문항은 선행연구에서 검증된 척도를 기반으로 공항 공공기관 COOP 맥락에 맞게 수정·보완하여 구성하였다(Järveläinen, 2013). 모든 문항은 “1=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5=매우 그렇다”에 이르는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외부 요구조건은 정보시스템 연속성과 관련하여 규제, 고객 요구, 본사 요구 등이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함을 지적한 연구들을 바탕으로(Herbane et al., 2004), 국제표준 및 국내 법·제도, 감독기관 지침, 모기업·이해관계자의 요구 수준을 반영하는 문항 3개로 측정하였다. 경영진 지원은 상위 경영층의 자원 지원과 참여, 책임성이 연속성 관리 성과에 핵심적임을 보고한 선행연구를 참고하여(Ivancevich et al., 1998; Wong, Monaco, and Sellaro, 1994), 최고경영진의 관심, 자원 지원, 전략적 우선순위 부여, COOP 관련 의사소통 수준 등을 묻는 문항 3개로 구성하였다.
조직적 경고와 준비성은 위험분석, 비즈니스 영향 분석, 대체 시스템 확보, 복구 계획 수립 및 정기 테스트 등이 조직의 회복력과 사건 대응능력을 높인다는 논의를 반영하여(Blos, Hui-Ming, and Yang, 2010; Lindström, Samuelsson, and Hägerfors, 2010), 정기 교육·훈련 참여, 비상 매뉴얼 인지, 모의훈련 경험, 시스템·시설 점검 절차 등에 관한 문항 3개로 측정하였다. COOP 내재화는 연속성 활동이 프로세스와 조직문화에 통합될 때 비로소 실질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관점을 바탕으로(Alesi, 2008), 연속성 관행이 일상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통합되어 있는지, 구성원들이 이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는지 등을 평가하는 문항 3개로 구성하였다.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소속(공사/자회사), 담당 업무(행정/현장/기타), 성별, 연령, 현 직장 근속기간, 근무형태(일반/교대) 등 총 6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설문지는 항목 개발 및 척도 정제 절차에 대한 제안을 반영하여(Merhi, Hone, and Tarhini, 2019), 문항의 명확성·일관성을 검토하였으며, 예비조사(pilot test)를 통해 표현과 응답 편의를 점검한 후 최종 문항을 확정하였다.
자료 분석에는 SPSS 22와 AMOS 23을 사용하였다. 먼저 기술통계와 빈도분석을 통해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각 문항의 분포를 확인하고, Cronbach’s α와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통해 측정도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검증하였다.
이후 구조방정식모형(structural equation modeling, SEM)을 활용하여 외부 요구조건, 경영진 지원, 조직적 경고와 준비성이 COOP 내재화에 미치는 영향과 COOP 내재화가 인지된 사업 효과에 미치는 인과경로를 추정하였다. 또한 모형의 적합도는 여러 적합도 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하고 단계적 분석 절차를 통해 공항 기반 공공기관에서 COOP 내재화의 선행 요인과 결과 변수를 통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Ⅳ. 실증분석
본 연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에 근무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총 126부의 유효 설문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성별 분포는 남성이 56.3% (n=71), 여성이 43.7%(n=55)로 나타났으며, 연령대는 40대가 32.5%(n=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50대27.8%(n=35), 30대 19.8%(n=25), 60대 이상 14.3%(n=18), 20대 5.6%(n=7) 순으로 분포하였다.
담당 업무는 행정업무가 17.5%(n=22), 현장업무가 79.4%(n=100), 기타가 3.2%(n=4)로, 공항 핵심 기능을 직접 수행하는 현장 인력이 절대 다수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기간은 5∼10년 미만이 31.7%(n=40)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1∼5년 미만 19.0%(n=24), 20년 이상 15.1%(n=19), 15∼20년 미만 13.5%(n=17), 10∼15년 미만 12.7%(n=16), 1년 미만 7.9%(n=10) 순으로 분포하여 중·장기 근속자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였다. 현재 근무형태는 일반근무가 39.7%(n=50), 교대근무가 60.3%(n=76)로, 교대근무자의 비중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일반 특성은 Table 1에 정리하였다.
가설 검증에 앞서 연구모형에 포함된 잠재변수들이 해당 관측변수들에 의해 적절하게 측정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 CFA)을 실시하였다(Table 2). 먼저 각 측정항목의 SMC(squared multiple correlation) 값을 검토한 결과, 모든 항목이 기준치인 .40을 상회하여 지표 수준에서 충분한 설명력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적 일관성을 평가하기 위해 Cronbach’s α(Cronbach, 1951)를 산출한 결과, 모든 구성개념에서 α 값이 .70 이상으로 나타나 신뢰도 기준을 충족하였다(Marsh, Guo, Dicke, Parker, and Craven, 2020).
집중타당도는 동일 개념을 측정하는 문항들이 어느 정도 공통분산을 공유하는지를 나타내며, 요인부하량, 평균분산추출(AVE), 구성개념신뢰도(CR)를 기준으로 평가하였다(Table 3). 일반적으로 요인부하량이 0.50 이상이고 AVE가 0.50 이상, CR이 0.70 이상이면 집중타당도가 확보된 것으로 본다(Fornell and Larcker, 1981; Anderson and Gerbing, 1988).
| 변수 | AVE | CR |
|---|---|---|
| 외부 요구(ER) | 0.764 | 0.906 |
| 최고경영진의 지원(MS) | 0.833 | 0.937 |
| 조직의 경고 및 준비 수준(OC) | 0.785 | 0.916 |
| 기능연속성계획 내재화(EC) | 0.757 | 0.903 |
본 연구에서 모든 측정문항의 표준화 요인부하량은 0.7을 상회하였으며, 외부 요구(ER), 최고 경영진의 지원(MS), 조직경고 및 준비수준(OC), 기능연속성계획 내재화(EC), AVE 값은 0.757∼0.833 범위로 모두 기준값을 상회하였다. 각 잠재변수의 CR 값 역시 0.903∼0.937로 0.90 이상을 보여, 모든 잠재변수의 문항들이 각각의 요인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으며 공통분산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사용된 측정도구는 수렴타당도를 충족하였고, 후속 구조방정식모형 분석 수행에 적합한 신뢰성과 개념타당도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각 요인의 내적 일관성을 검증하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한 결과 모든 변수의 Cronbach’s α 값이 0.8 이상으로 나타나(Nunnally, 1978), 측정도구의 신뢰성이 확보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해당 해당 경로계수는 모두 p<.00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 각 측정항목이 대응하는 잠재구성개념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Hair, Gabriel, and Patel, 2014; Dash and Paul, 2021).
구체적으로 Table 4에, χ2=57.336, 자유도(df)=48로서 p<.0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 χ2 통계량이 표본 크기와 모형 복잡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단일 지수에 의존하지 않고 CMIN/df, CFI, TLI, RMSEA, SRMR 등 여러 적합도 지수를 함께 검토하였다.
CMIN/df 값은 1.1945로 일반적으로 제시되는3 이하 기준을 무난히 충족하여, 관측자료와 모형 간 불일치가 허용 가능한 수준임을 시사한다. 비교적합지수인TLI=0.991과 CFI=0.993 역시 모두 0.95를 상회하며 제시된 측정모형이 독립모형에 비해 우수한 설명력을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근사오차 평균 제곱근(RMSEA)은 0.039로 0.08 이하의 권고 기준을 충족하였다.
표준화 잔차 제곱 평균 제곱근(SRMR)은 0.032로 .08 또는 .10 이하를 권고하는 기준을 크게 하회하여, 관측 공분산과 모형이 재현한 공분산 간의 평균적 차이가 매우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절대적합지수인 GFI=0.936, AGFI=0.896은 전통적으로 제시되는 0.90 기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최근 연구동향에서 GFI·AGFI의 활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다른 지수들과의 종합 판단이 강조되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본 연구의 측정모형은 통상적인 권고 기준을 대체로 충족하며 전반적으로 양호한 적합도를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이후 구조모형 분석 및 가설 검증 결과에 대한 해석이 통계적·개념적 측면에서 타당한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판별타당도는 서로 다른 잠재변수가 통계적으로 구분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먼저 Fornell과 Larcker(1981)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각 잠재변수의 평균분산추출(AVE) 제곱근(√AVE)이 다른 잠재변수와의 상관계수보다 큰지 여부를 확인하였다. Fornell–Larcker 기준은 동일 구성개념의 지표들이 서로 공유하는 분산(AVE 제곱근)이 다른 구성개념들과 공유하는 분산(상관계수)보다 커야 한다는 전제에 기반하며, 이를 통해 잠재변수 간 개념적 구분 가능성을 평가한다. Table 5에 나타난 바와 같이, 외부 요구(ER)의 √AVE는 0.874, 최고경영진의 지원(MS)은 0.913, 조직의 경고 및 준비 수준(OC)은 0.870, 기능연속성계획 내재화(EC)는 0.886으로 산출되었다. 이들 √AVE 값은 대부분의 경우 각 변수와 다른 변수 간 상관계수(예: ER–MS 0.57, ER–OC 0.58, ER–EC 0.58, MS–OC 0.84, OC–EC 0.88 등)보다 크게 나타나 Fornell–Larcker 기준을 전반적으로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MS와 EC의 경우, EC의 √AVE(0.886)가 MS–EC 상관계수(0.90)보다 소폭 낮게 나타나 엄격한 의미의 Fornell–Larcker 기준에서는 부분적인 한계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 ER | MS | OC | EC | AVE | AVE 제곱근 | |
|---|---|---|---|---|---|---|
| ER | 1 | 0.764 | 0.874 | |||
| MS | 0.57 (0.62) | 1 | 0.833 | 0.913 | ||
| OC | 0.58 (0.61) | 0.84 (0.85) | 1 | 0.785 | 0.870 | |
| EC | 0.58 (0.62) | 0.90 (0.91) | 0.88 (0.88) | 1 | 0.757 | 0.886 |
추가적으로, Henseler et al.(2015)이 제안한 HTMT (Heterotrait–Monotrait ratio) 기준을 활용하여 판별타당도를 재검증하였다. HTMT는 서로 다른 구성개념 지표 간 상관(heterotrait–heteromethod)과 동일 구성개념 내 지표 간 상관(monotrait–heteromethod)의 비율을 활용하여 판별타당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기존 Fornell–Larcker 기준보다 판별타당도 부족을 더 민감하게 탐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able 5에 괄호로 제시된 HTMT 계수들(예: ER–MS 0.62, ER–OC 0.61, ER–EC 0.62, MS–OC 0.85, MS–EC 0.91, OC–EC 0.88 등)은 모든 변수 쌍에서 1.0을 하회하였으며,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0.90(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인 0.85) 이하를 권장값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 허용 가능한 범위에 위치한다.
다만 MS와 EC 간 HTMT 값이 0.91로 관대한 기준(0.90)을 소폭 초과하였는데, 이는 두 구성개념이 이론적으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 개념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높은 상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Sarstedt, Hair & Ringle(2023)은 개념적으로 유사한 구성개념을 비교할 때에는 0.90 또는 그보다 더 높은, 1에 가까운 임계값을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어, 이러한 상황에서 다소 높은 HTMT 값을 허용 가능한 수준의 개념적 중첩으로 해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Nor(2025)의 연구에서도 일부 구성개념 쌍에서 HTMT 값이 0.96 이상으로 0.90 기준을 상당히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탐색적 연구 맥락과 이론적 유사성을 근거로 판별타당도를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여 저널에 게재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Nor, 2025). 이러한 선행연구의 논의와 더불어, 본 연구에서는 Fornell–Larcker 기준이 대부분의 구성개념 쌍에서 충족되고, MS–EC 쌍에서도 상관계수(0.90)와 EC의 √AVE(0.886) 간 차이가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MS–EC 간 높은 상관은 이론적 관련성이 강한 구성개념 간에 관찰될 수 있는 부분적 중첩 현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연구모형의 구조적 관계를 검증하기 위해 경로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외부 요구(ER)가 기능연속성계획 내재화(EC)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H1의 표준화 경로계수는 0.072, 표준오차0.044, C.R. 1.611로 산출되었다. 하지만 해당 경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어 가설 H1은 기각되었으며, 이는 법·제도·감독기관 등의 외부 압력이 COOP 내재화에 직접적인 긍정적 영향을 주기보다는 초기 도입을 자극하는 보조적 요인에 머물 수 있음을 시사한다(Table 6).
반면, 최고 경영진의 지원(MS)이 기능연속성계획 내재화(EC)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H2의 표준화 계수는 0.540, 표준오차 0.063, C.R. 8.616로 나타나 p<0.00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이는 최고경영자의 관심, 자원 배분, 전략적 우선순위 부여 등 경영진의 일관된 지원이COOP 관련 활동이 일상 업무와 조직문화에 통합되는 내재화 과정에 강한 정(+)의 영향을 미침을 의미하며, COOP를 형식적 규정에서 실질적 경영과제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임을 보여준다.
조직의 경고 및 준비 수준(OC)에 대한 H3 역시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OC에서 EC로의 표준화 계수는 0.345, 표준오차 0.050, C.R. 6.922로 p<0.00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 정기적인 교육·훈련, 비상매뉴얼 인지, 모의훈련, 시스템·시설 점검 등 조직 차원의 경계성과 준비도가 높을수록 COOP 내재화 수준이 유의하게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즉, 실질적인 준비 활동과 절차 준수는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를 통해 COOP를 조직 운영의 일부분으로 정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종합하면, 외부 규제나 표준보다도 최고 경영진의 지원과 조직의 경고·준비 수준이 COOP 내재화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가 기반시설 공항 조직에서 기능연속성계획을 실질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규제 준수 중심 접근을 넘어, 경영진 리더십 강화와 참여형 교육·훈련을 통한 조직 차원의 준비도 제고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Fig. 2).
V. 가설 검정 결과
본 연구에서 설정한 세개의 가설에 대한 구조방정식모형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외부 요구(ER)가 기능연속성계획 내재화(EC)에 미치는 영향(H1)은 양(+)의 계수 방향을 보였으나, 영향력의 크기가 매우 제한적이고 통계적 검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종 법·규정, 감독기관 및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COOP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데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실제로 조직 내부에서 연속성 활동이“문화와 일상업무”로 자리 잡는 수준까지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최고경영진의 지원(MS)이 EC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한 H2는 유의수준을 충분히 만족하는 강한 정(+)의 경로계수를 보여 채택되었다. 최고경영진이 COOP를 전략적 과제로 명시적으로 천명하고, 예산·인력 등 자원을 우선 배분하며, 관련 성과를 관리·평가 체계에 포함할수록 구성원들은 COOP를 일시적 캠페인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로 인식하게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상층부 리더십의 인식과 행동이 내재화 수준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조직의 경고 및 준비 수준(OC)에 관한 H3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보여 채택되었다. 위험을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정례적인 교육·훈련과 모의훈련을 수행하며, 매뉴얼·점검 절차를 실제 현장에서 운용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COOP 관련 절차가 자연스럽게 업무 흐름 속에 녹아드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는 “준비 활동 그 자체”가 내재화의 결과가 아니라, 내재화를 촉진하는 동인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외부 환경에서 가해지는 규범·규제 만으로는 COOP 내재화를 설명하기 어렵고, 최고경영진의 적극적 지원과 조직 차원의 경각심·준비도 향상이 결합될 때 비로소 내재화가 진전된다는 인과 구조가 실증적으로 확인되었다.
VI. 결 론
본 연구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자회사 종사자를 대상으로, 외부 요구, 최고경영진의 지원, 조직의 경고·준비 수준이 COOP 내재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조방정식모형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외부 요구는 COOP 내재화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보이지 않았던 반면, 최고경영진의 지원과 조직의 경고·준비 수준은 모두 강한 정(+)의 영향을 미쳤고, 내재화는 다시 사업 성장, 경쟁우위, 운영 효율성, 회복탄력성 등 인지된 업무 효과를 크게 증진시키는 핵심 경로로 나타났다. 이는 기능연속성계획이 단순히 재난 대응 문서를 갖추는 수준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일상업무에 스며들 때 비로소 실질적 경영성과를 창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Järveläinen(2013)은 핀란드 대형 조직의 IS 연속성관리(ISCM)를 대상으로, 외부 요구와 조직적 경계성·준비성이 내재화에 영향을 미치지만, 사업영향에는 내재화만이 직접적인 효과를 갖는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 프레임워크를 이윤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목표로 하는 기반시설인 공항의 COOP 맥락에 적용하면서, 조직 경고·준비성 간 직접 경로와 사업효과의 변수를 제거하고, 이를COOP 내재화의 순수한 선행요인으로 재구조화하였다. 그 결과, IT부서 관점에서 도출된 “내재화 중심” 결론이 공항이라는 운영·현장 중심 조직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는 점을 확인함과 동시에, 규제·외부 요구의 영향이 내재화 단계에서는 제한적이라는 선행결과를 공공·항공 분야에서 다시 한 번 뒷받침하였다. 즉, 제도·규정 기반의 압력만으로는 COOP가 현장에 뿌리내리기 어렵고, 최고경영진의 전략적 지원과 교육·훈련·모의훈련을 통한 참여형 준비 활동이 결합될 때 비로소 내재화와 업무 효과가 동시에 달성된다는 점이 두 연구의 공통점과 차별점이다.
정책·실무 측면에서, 본 연구는 국가 기반시설 공항 조직에서 COOP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향 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첫째, 법적 의무와 평가·인증 제도는COOP 도입의 기초 조건이 될 수 있으나, 내재화와 사업효과를 보장하지 못하는 만큼, 최고경영진이 COOP를 핵심 경영전략과 연계하고 주요 KPI, 예산 배분, 리더십 평가에 반영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조직의 경고·준비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교대·야간·현장 중심의 공항 운영 특성을 고려한 정기 교육·합동 모의훈련, 부서 간 연계 훈련, 실제 장애·사고 경험의 피드백 루프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COOP 내재화와 인지된 업무 효과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연속성 관리 활동을 “비용”이 아닌 “운영 효율·품질·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투자”로 재정의하고,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성과관리 체계를 이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정비해야 한다.
연구의 한계로는 첫째, 본 연구는 단일 시점의 자기보고식 설문자료에 기반하고 있어, 응답자의 일관성 추구와 공통 응답 경향으로 인한 공통방법편의(common method bias)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완화하기 위해 설문 설계 단계에서 익명성 보장, 문항 배열 조정, 단일 개념 중심 문항 구성 등 절차적 조치를 적용하였으며, 사후적으로 확인적 요인분석과 판별타당도 검증(AVE, CR, Fornell–Larcker, HTMT)을 통해 각 잠재변수가 통계적으로 구분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원천·단일시점 설계가 잠재변수 간 상관을 일정 부분 과대 추정했을 가능성은 본 연구의 한계로 남으며, 향후 연구에서는 다원천·종단 설계와 다단계 분석을 통해 이러한 공통방법편의를 보다 엄격하게 통제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의 구조방정식모형은 Järveläinen(2013)의 ISCM 내재화 프레임워크를 기초하여 항공산업에서 공공부문의 COOP 맥락으로 단순화·조정한 것으로, 변수 수와 경로 구조를 실무 적용 가능성을 고려해 제한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Järveläinen이 분석한 인지된 사업효과를 추가하여, 기능연속성계획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검증하는 정량 연구가 요구된다.
셋째, COOP 내재화의 구체적 메커니즘과 조직 내부의 실행 과정은 설문 기반 분석만으로는 충분히 포착되기 어렵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인터뷰, 참여관찰, 문서 분석 등을 활용한 정성 연구를 통해, 공항 조직 내에서 COOP가 어떻게 기획·조정·운영되며, 외부 요구·경영진 지원·조직문화가 실제 현장에서 어떠한 상호작용을 보이는지를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정량·정성 연구의 보완적 축적을 통해, 공항 조직의 COOP 내재화 메커니즘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이론·정책적 논의가 한층 심화되기를 기대한다.